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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의 그는, 참 운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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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씨, 이건 또 뭐야?!"
[두상]
[외관]
전반적으로 강인하고 커다란 인상이다. 키도 큰 편에 몸집까지 좋으니 사람들 사이에 서있으면 꽤나 눈에 띈다. 평소 햇빛을 많이 받았는지 피부색이 보기좋게 탔다. 양손의 굳은 살 외에 크게 눈에 띄이는 흉터는 없다.
군 제대 후부터 기르기 시작한 머리는 아직 덜 자란 티가 역력하지만, 색만은 제대로 바깥 세상의 물을 먹은 밝은 애쉬 그레이로 염색했다. 자연스럽게 우측으로 흘러내리는 앞머리이지만 정돈되었다기 보단 후드 아래로 멋대로 삐져나온 모습에 가깝다. 후드를 벗으면 머리가 이리저리 눌리고 뻗히기에 더워도 후드를 잘 벗지 않는다.
까맣고 짙은 눈썹. 치켜올라간 검은 눈은 삼백안의 형태이다. 얼굴을 보면 요즘같은 세상에 기선제압을 하기에 꽤 그럴듯한 외양이다. 버릇마냥 일자로 다물린 입도, 그저 그대로 다물고 있으면 분위기를 잡기에 좋다.
옷차림은 짙은 회색의 후드 집업에 검은 티셔츠, 짙은 청바지. 회색 운동화를 신고, 검은색의 백팩을 메고있다. 상황이 좋지 못해도 옷은 항상 꽤 청결하게 간수하고 있다. 다만 운동화의 색은 본래는 더 밝은 색이었다는 듯 하다. 왼손에는 갈색 손목시계를 차고있다.
[이름]
백 건 (健 : 굳셀 건)
[나이]
23
[성별]
남성
[신장]
181.1cm/ 다부진
[성격]
1. 건이 그 자식, 겉멋만 들어서 말야. 완전 허당이라니까.
"야, 기왕 가는 군대면 특전사라도 가야지!"
그의 말을 들었을 때, 친구는 저도 모르게 한마디를 뱉었다. 저거 미친놈 아냐. 생각해보면 백 건, 그 자식은 항상 그랬다. 뭐든 폼나고 좋아보이는 일이라면 마다하는 법이 없었다. 마다하긴. 오히려 제 발로 그 진흙탕에 뛰쳐들어가서는, 머리까지 속에 쳐박은채로 이깟 건 아무것도 아니라며 잘난 척 하기에 바빴다. 그러고 오래도록 잘 하면 오죽이나 좋아? 제 친구란 놈은 길어야 한달, 진흙탕에 잠겨 옴싹달싹 못하게 된 지경에 이르러서야 현실을 깨닫고는 앓는 소리를 내곤 했다. xx, 특전사 존x 힘들어. 내가 미쳤지. 휴가나온 그를 한껏 비웃어주는 것 또한 친구로서의 즐거움이었다. 그러면서도 술이 잔뜩 들어가면 거나하게 취한 채 한다는 말이 야, 그래도 사람이 특전사도 가고 해야 나중에 자소서에 한 줄이라도 더 쓰지. 임마, 어? 이게 힘들기는 해도 얼마나 보람있는일인데. 니 맞후임으로 오면 내가 잘 해줄게. 허세와 또 잘난 척. 친구는 그저 한심하게 바라보며 무시할 뿐이었다.
2. 우리 건이는 한다면 하는 애에요. 대책은 좀 없지만...
"제대하면 돈 모아서 외국 여행이나 가볼까?"
언제나 그랬듯 계기는 사소했다. 상병 시절, 할 일 없이 자리에 앉아 보던 tv. 지나가던 화면 속에 담긴 자유의 여신상이 눈에 띄었다. 배낭여행. 청춘들이라면 누구나 꿈꾸어봤을 그 단어에 백 건 역시 빠져들었다. 일을 벌여놓기 좋아하는 그는 역시 이번에도 일을 벌였다. 미국 드라마를 보고, 인터넷 강의를 등록하고. 거 영어 단어 좀 모르면 어때? 손짓 발짓이면 되겠지. 흘러넘치는 자신감으로 영어를 공부하고 제대 하자마자 백 건은 온갖 돈 되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했다. 들어뒀던 적금도 깨고, 허리띠도 조르고 해서 3개월간 죽어라 모은 돈이 오백만원. 자막 없이는 외국 영상 하나 보지못하던 그는, 뉴욕행 비행기를 탈 무렵에는 꽤나 그럴듯한 목소리로 원어민들과 대화가 가능해진 수준에 이르렀다.
3. "나 살거야. 무슨 짓을 해서라도 꼭."
그의 좌우명은 간단하다.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아무리 어려운 약속도, 아무리 간단한 약속도. 홧김에 저지른 말이라도 없던것마냥 넘기는 법이 없었다. 아무리 후회하고 귀찮아도 어떻게든 끝은 낸다. 완벽하든 형편없든 결과는 본다. 사소한 실패도 많았고 의외의 성공도 많았다. 갑작스레 변해버린 세상에서 그를 움직이게 한 것 또한 약속이었다. 배낭여행을 떠난지 두달 째 되던 날, 단 하루만에 세상은 엉망이 되었다. 그는 얼마 남지 않은 배터리로 부모님과 통화를 했다. 어떻게든 돌아갈테니까, 엄마 아빠 아들 잘 살아있을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의연하게 답하곤 통화가 끊겼다. 살아있다면 뭐든 되겠지. 지금 그의 목표는 단 하나뿐이다.
[기타사항]
생일 : 12월 14일
직업 : 대학생(휴학 중)
말버릇 : 욕설. 영어를 배웠더니 글로벌하게 욕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행적 : 군 제대 후,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아 미국으로 배낭여행을 왔다. 자유의 여신상도 보고, 나이아가라 폭포도 들르고. 백악관 앞에서 사진도 찍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날 갑작스레 세상이 뒤바뀌어버렸다. 특전사에 가기 위해 그리도 몸을 단련하고, 합격해 2년간 고생했던 보람을 여기서 이렇게 느끼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처음에 그는 한국으로 돌아갈 방도를 찾아 헤맸다. 그러나 현실은 육로나 항로가 운행하는지 여부는 둘째 치고, 그 곳까지 가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지하철은 끊기고, 차는 소리가 나니 좀비들이 쫓아오고. 자유의 나라 답게 총기소유도 자유로운 미국이었지만, 제가 들른 총포상들은 하나같이 털린지 오래이거나 좀비들 투성이였다. 할 수 없이 어느 골목에서 주운 각목에, 어느 가정집에서 찾은 식칼을 단단히 고정했다. 좀비라도 사람 형태인지라 처음 찌른 날에는 밤잠을 설쳤지만 지금은 꽤나 익숙해졌다.
흡연가. 현재는 담배가 다 떨어졌다. 홀로 라이터만 달각거리고 있다면 담배가 피고싶어 죽겠다는 표시이다. 강제로 금연중이라 담배 냄새만 맡아도 눈이 돌아간다.
운동을 상당히 잘 한다. 몸쓰는걸 본인이 좋아하기도 하고, 자주 해왔어서 인지 몸으로 하는 일은 무엇이든 자신이 있다. 태권도니, 검도니 하는 이런저런 무술 단증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
[주무기/보조무기]
<식칼을 단 각목 >
-1m가 조금 안되는 원형 각목. 어지간한 사람 팔뚝만한 두께로 상당히 단단해보인다. 끝에는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칼을 나사 등을 이용해 잘 고정했다. 반대 부분은 베이지색 천을 돌돌 말아 잡기 편하게 만들었다.
[소지품]
커다란 배낭 :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여행용 백팩. 검은 색이라 먼지가 묻어도 티가 잘 나지 않는다.
-반창고 : 5개. 평범한 반창고다.
-시계 : 중소브랜드 제품. 짙은 갈색의 나무판과 가죽 스트랩으로 구성되어있다. 왼손 손목에 차고있다.
-천 옷 : 평범한 검은 색의 옷 여분.
-라이터 : 은색의 지포라이터. 기름이 꽤 남아있다.
[스텟]
[힘]
상
[민첩]
상
[운]
하
[선관]
-
선관 동시합격 여부
X
[비공개 프로필]
<가족관계>
외동 아들. 부모님은 현재 시점에서는 생사가 불분명하다.
<비밀 소지품>
-초콜릿 바 : 든든한 아침식사 대용으로 쓸 수 있는 간식. 단 한개, 비상시를 대비해 남겨두었다.
<버려두고 온 것>
좀비 사태가 벌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약탈자들이 보기에 그는 꽤나 그럴듯한 먹잇감이었을 터였다. 홀로 돌아다니는 외국인, 총도 무기도 없지. 그가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무조건 홀로 움직이자는 것이었다. 가끔은 총소리를 들었다. 사람의 비명소리도 들었다. 좀비에게 물어뜯긴 이는 또 다른 좀비가 될테니 시체가 남지 않을테지만 널부러진 시체를 몇 구 마주한 적도 있었다. 누군가를 마주할까 싶어 숨어 다니기에 바빴다. 인생에 운의 양이 정해져있다면, 그는 그 짧은 기간동안 최소 10년 분의 행운을 끌어다 썼으리라고 장담할 수 있었다.
한번은 건물 옥상에서 옥상으로 이동하던 때, 어디선가 소리를 들었다. 골목을 내려다보니 무언가 짐을 옮기던 사람이 둘 있었다. 그들이 든 상자를 보니 통조림이 들어있었다. 아, 부럽다. 저거면 한달은 먹겠는데. 침을 삼키다가 상대와 눈이 마주했다. 어, xx, 제가 욕설을 중얼거림과 동시에 상대는 기겁한 눈으로 총을 꺼내들었다. 좀비라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사람이란걸 알면서도? 옥상에 납작 엎드리는 사이 우당탕, 통조림들이 사방으로 구르는 소리가 났다. 그들이 저를 쏘기 위해 상자를 허공에서 놓아버렸으니 당연한 결과였지. 사방에서 곧 끔찍한 좀비소리들이 들렸다. 조금 전의 제가 중얼거렸던 것 마냥 욕설을 몇번 내뱉던 그들의 목소리는 온갖 소음에 파묻혔고, 백 건은 당연히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안전한 곳에 도착하고 나자 제일 먼저 든 생각은 그 사람들은 괜찮을까, 보다 다시 가면 멀쩡한 통조림을 주울 수 있을까, 였다. 동시에 소름이 돋았다. 겁이 덜컥 났다.
아무리 살고싶어도 그렇지, 내가 이런 새끼였나?
아무리 정신나간 상황이어도 최소한의 것은 버리지 말자. 혼자 있지 말고 같이 살 사람을 찾자. 영화같은데선 이런 상황에서도 믿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인간들 한 둘 정돈 있던데. 그때부터 백 건은 사람을 찾았다. 붉은 색 스프레이를 쫓아간 건 그에게는 상당한 도박이었다. 도박에 참여하는 여느 도박꾼들처럼, 그는 상당히 절실한 심정이었다.
[캐입 질답]
1. 전에 살던곳은 어떤곳이였나? 편하게 말해보게나.
나는 영등포...... 영등포 알아? 모르겠지? 한국에서 왔는데. 아. 북한 말고, 남한. 이거 꼭 물어보는 사람 있더라고. 아무튼 이게 중요한게 아니라, 어떤 곳이냐면. 거... 우리 나라는 별명이 하나 있거든. 헬 조선이라고. 헬은 당신도 알고있는 그 헬이고, 조선이란건 한국의 전 이름인데. 그러니까 다들 지옥이라고 불렀다 이거야. 사람들이 돈은 안벌리지, 직업은 없지. 다들 다른 나라로 가서 살고싶다고 했어. 나도 그랬고. 근데 난 지금 미국에 있잖아? (너와 시선을 마주하곤 제 어깨를 으쓱였다.) 지금 나는 엄청 돌아가고싶어. 가서 가족들도 만나고싶고, 친구들도 만나고싶고. 아이 씨, 그냥.......
(그는 미간을 찌뿌렸다. 제 손으로 벅벅 머리를 긁다가, 이내 낮게 한숨 쉬었다.) 그냥 존x 좋은 곳이야.
2. 이곳에 도움을 줄수있다면 어떠한 일을 할수있지? 물론 도움이 되지않는다고 해서 내치지는 않을걸세.
나 체력 진짜 좋아. 형씨, 볼래? (말하며 그는 제 소매를 걷어부쳐 팔을 내보였다.) 내가 말야, 한국에 있을때는 군인도 했어. 군인말야, 군인. 그냥 군인이 아니라 특전사였다고. 특전사가 뭐냐면, 한국 군대에서 제일 센게 특전사야. 난 요리도 할줄 알고, 힘도 세고. 총도 좀 쏠 줄 알아. 그리고 시키면...... 사람은 안되고. 좀비정도라면 잡을 수 있는데. 이정도면 좀 쓸만한가? 이런 상황에선 힘쓰는 사람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잖아. 안그래?
3. ...감염이 된 동료를 사살처리하는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그래?
(질문을 듣고, 그는 잠시 굳은 표정으로 너를 바라본다. 이내 시선을 떨구곤 한번 깊은 한숨을 토했다.)
감염 됐다는건 어짜피 그건 좀비잖아?
......
시키면 좀비정도라면 잡을 수 있어. 아까도 말했듯이.
구원은 없었다. 우리들의 힘으로 개척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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