でも 待って 今だけは 僕のこの手を 握り締めて              그래도 기다려, 지금 만큼은 나의 이 손을 꼭 잡아줘
ねえ 待って 行かないで もう寂しいのは嫌なんだ              잠깐 기다려, 가지 마 이제 외로운건 싫어
ねえ 待って 少しだけ 少しだけ 僕の傍にいて                  잠깐 기다려, 잠시만 잠시만 내 곁에 있어줘
【初音ミク】 ひとりぼっちのひとりごと                               【初音ミク】외톨이의 혼잣말

 

 

     그녀의 양 손 안에는 톱밥이 가득했다.

 

     나무를 깎는 것을 배우던 때에 그녀는 자주 웃고 울었다. 가구만들기를 배우는 것은 재미있었다. 제 머릿속으로만 어설피 떠오르는 무언가를 직접 손으로 만들어내는 일은 참 보람찼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은 뿌듯했으며 다른 이들에게 듣는 칭찬도 기뻤다. 반면 제 주위의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은 힘이 들었다. 다정하던 그녀의 사촌은 자신의 자리를 빼앗은 그녀를 미워하기 시작했으며 주위 사람들은 그녀가 서둘러 자라 더 많은 이득을 가져다주기를 바랐다. 제 여린 손가락에 박힌 나뭇조각보다 제 가족의 날선 시선이 아팠고, 실수로 내리친 손가락보다 저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아팠다.

     아픔은 견딜수록 작아져만 갔다. 자신은 그게 자연스러운 성장이라고 생각했다. 이내 그녀의 손이 단단해지고, 그녀의 마음도 단단해졌다. 그제야 쿠로코는 더이상 울지 않게 되었다.

     "톱밥은 작디 작았습니다. 아무리 한웅큼을 크게 쥐어도 오래지않아 손에서 전부 빠져나가버립니다. 그래서 제게는 남은 것이 없었습니다."

 


 

     그녀의 양 손 안에는 자그마한 다람쥐가 몸을 웅크린 채 있었다.

 

     그녀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녀의 생활은 단조로웠으며 언제나 같은 쳇바퀴를 맴돌았다. 크고 고요한 담장 안에서, 그녀는 꽤나 가성비가 좋은 기계였다. 사람을 기계라 부르는 일은 다소 매정하게 느껴질까? 하지만 사실이 정말로 그러했다. 그녀를 아이라고 생각한 이들은 금세 그녀가 그 나이대답지않아 기분나쁘다며 멀어졌다. 그녀가 안쓰럽다며 동정한 이들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그녀를 포기하고 멀어졌다. 그녀를 귀엽다고 좋아한 이들은 얼마지않아 그녀의 귀염성없는 성격에 질려 멀어졌다. 그녀는 마치 뿌리내린 나무같았다. 언제, 어느때라도 결코 변하지 않았다. 오래도록 물 주는 것을 잊어버려도 돌아보면 참 잘 자라있었다. 손이 별로 가지 않으면서도 제 할일을 꼬박꼬박 하는 존재에게 구태여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내버려두더라도 알아서 잘 하니까.

그녀의 주위는 고요했다. 그녀는 침묵을 받아들였다.

     "미쨩도 작았습니다. 미쨩은 자유로운 다람쥐라서 결코 제 손에 오래 남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미쨩을 보며 그 아이는 왔을때만큼이나 갑작스레 저를 떠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언젠가 제가 혼자 남게되더라도 걱정은 없을거라고.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녀의 양 손 안에는 당신이 있었다.

 

     쿠로코는 제 손가락을 꼼질거렸다. 저만큼이나 단단한 손이 저를 감싸고있었지만 조금도 제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았다. 그건 참, 이상한 일이었다. 쿠로코의 양 손에 뺨을 기댄 상대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고있었다. 그녀는 제가 아는 이중에 가장 제 것을 아끼는 이였고, 제가 아는 이중 세번째로 나쁜 일을 많이 한 이였으며 제가 아는 이중 가장 제멋대로 사는 이였다. 제가 아는 레베카란 그러했고, 그 사실은 언제고 변함이 없었다.

     변함이 없었던 것 같은데. 쿠로코는 손끝에 닿는 뺨을 만지작거렸다. 톱밥처럼 거칠고 다람쥐처럼 자유로운 이가 제 손안에 들어와있었다. 그녀가 너를 가지고싶어, 그런데, 라고 말했을때에 쿠로코는 가만 입을 다물었다. 너를 가지고싶어. 그런데 그렇게 말하면 너는 그러십시오, 하겠지. 근데 그건 싫어. 그러니까 날 가져라. 그 말이 어찌나 제멋대로에다 다정한 감정을 품고있는지.

 

     "린쨩은 저보다 표현하는 것이 많습니다. 아는 것도 많습니다. 린쨩, 이런 기분은 무어라고 부르면 좋을까요."

 

     쿠로코는 조심스레 상대의 뺨을 잡아당겼다. 수면을 응시하다가 꿍, 제 이마를 상대의 이마에 마주댔다. 시선이 가까웠다. 쿠로코는 상대를 응시하다가 눈을 가만 내리깔았다. 나무 속을 갉아먹는 벌레가 있는것만 같았다. 제 속을 간질간질, 조금씩 갉아내는 무언가가 있었다. 단단한 마음에 자그마한 구멍이 하나 둘 생겨났다. 어느 구멍은 당신을 린쨩이라고 불렀을때 생겨났고, 어느 구멍은 당신에게 사과를 할때 생겨났다. 어느 구멍은 당신에게 선물할 꽃을 꺾을때 생겨났다. 지금도 하나의 구멍이 생겨나고 있었다. 구멍난 나무는 더이상 좋은 재료가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구멍난 자신은?

 

     "린쨩."

 

     편지를 쓴다면 이 생각을 더 정리할 수 있을것같았다. 다듬고 정리한다면 보다 그럴듯한 모습으로 만들 수 있을것같았다. 쿠로코가 하는 일은 항상 그러했다. 투박한 나무를 자르고 갈아내 보기 좋은 가구로 만들었고, 제 속의 감정들을 자르고 갈아내 보기 좋은 침묵으로 만들었다. 그러니까, 시간을 들이고 공을 들인다면.

     그런데 모리야마 쿠로코는 그러고싶지 않았다.

 

     "린쨩."

 

     이렇게 이마를 마주대고있으면 이마로 열이 타고오는것마냥 얼굴이 따뜻해진다. 뺨을 감싸고있으면 감싼 손부터 팔, 가슴까지 천천히 떨리기 시작한다. 오래 시선을 마주하면 시선을 피하고싶으면서도, 또 시선을 피하면 다시 그 눈길이 보고싶어져 다시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는 그 물색 시선이 담고있는 불꽃이 참 화려해서 오래도록 그 모습을 구경하고 있는다.

 

욕심은 나지 않는다.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당신을 가지지 않더라도 당신은 제 소중한 사람이 아니던가.

당신을 가진다면 당신은 저를 소중하게 여길까.

저로 인해 당신이 기뻐질 수 있을까. 쿠로코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하니, 어떤 기분이 드는것만 같았다.

당신이 가진 것들은 제게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제가 원하는 것은.

당신의 일상에서 자신이 가질 자리는 지금으로도 충분했고.

쿠로코는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당신의 두번째가 되지 않아도 괜찮았고.

쿠로코는 제 나쁜 버릇을 상기했다.

당신이 자신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마지막으로 생각한다면.

......

......

그래서, 쿠로코는 나쁜 버릇을 버리기로 했다.

 


 

     "저는 생각이 많은 것 같습니다. 린쨩은 제게 과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린쨩이 제게 린쨩을 주겠다고 하더라도 린쨩을 받으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오래도록 숲에 있었고, 뿌리를 내린지 한참됐고. 할일이 정해져있고. 린쨩은 바다가 어울리는 곳입니다. 바다가 어울리는 사람을 숲에 매어두면 안됩니다. 분명 린쨩은 답답해서 견디지 못할겁니다."

 

     쿠로코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래도 괜찮다면."

 

     덧붙인 목소리는 가벼운 떨림을 담고있었다. 쿠로코는 눈을 떴다. 여전히 제 손은 레베카의 뺨을 감싼 채였고, 레베카의 이마에 제 이마를 가져다 댄 채였다. 언젠가는, 언젠가 시간이 지난다면. 당신은 내게 실망하게 될지도 모른다. 답답함에 지쳐 짜증을 낼지도 모르고, 섣불리 이런 재미없는 녀석에게 나를 줘버렸다며 후회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어쩔 수 없지 않을까. 후회하게 된다 하더라도 지금의 쿠로코에게 당신을 주겠다고 한 것은 당신 자신인것을.

 

     "저는 린쨩을 가지고싶습니다. 이 감정을 뭐라고 설명해야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린쨩이 욕심이라고 한다면 욕심이 될테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하면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될것같습니다. 다만 저는 린쨩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웃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린쨩이 제 곁에 없다면 쓸쓸할 것 같습니다. 조금은... 많이. 외로울 것 같습니다."

 

     그러니 저와 함께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부디 이 모리야마 쿠로코에게 네 남은 시간을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 세상에서 제가 확신을 담아 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가 당신이게 해주세요.

     저는 그저 그 하나면 됩니다.

 

     어딘가 어색하고 부자연스럽지만, 제 감정을 담은 미소. 쿠로코는 말갛게 웃었다.

 

 

     "예, 욕심이 납니다. 그러니 주세요."

 

 

 


 

더보기
오늘부터 라스는 Mr.라작교임 암튼 그럼

 

2019년 12월 31일 오후 5시 50분 김에르씨는 즐거운 퇴근을 마치고 신나게 피시방으로 가고있었습니다

어머나 폰을 보니 웬 알림이 도착했네요!

ㅋㅋ

ㅋㅋㅋ

ㅋㅋ

ㅋㅋ

ㅋㅋㅋ

ㅋㅋㅋㅋ

리프님 정말로 놀랍게도 이건 답록이고요 1월 1일경 해적과 목수가 사랑............................ 이게 사랑인가? 쿠로코가 말은 저렇게 애매하게 하지만 그냥 얘한테 레베카가 첫사랑인것같은데요 그런것같아요

이거 사실 개꿀잼몰카 아니죠 저 속이는거 아니죠 그쵸 아니 저 사실 5시부터 지금 새벽 2시까지 좀 고장나있는 상태거든요 렙까가? 쿨코한테? 자기를? 가지라고? 들고가는것도아니고?? 진짜로??<ㅋㅋ

라스가 저한테 앞으로 리프님이랑 커뮤갈거면 선커하고 가래요 개웃긴인간이야 아니 근데 어떻게 이럴수가 있어요 레베카............... 파판을 시작하면서 렙까 커마를 들고 오시다니 저 그거 보면서 아! 나는 끝났구나!! 이건 내가 죽거나 고록을 파거나 탈통을 하거나 해야겠구나!! 하고 머리 깼어요 그래서 커뮤 신청서 다 쓰고 바쁜것도 끝났으니까 ㅎㅎ 이제 고록을......... 파볼..........<여기서 알림에 링크 들어옴

와.................. 우리애들 20200101이에요 개쩐다 이... 이게 무슨일이야

레베카가

쿠로코랑

사랑을

사...

사랑?

미치겟다 저 답록에 오타있는거 아니에요? 비문 오질것같은데 리프님한테 빨리 주고싶은 마음과 더 다듬고싶은 마음이 싸우고있어요............ 근데 한두번정도만 더 읽어보고 드릴거에요 일단 저는,,,,,,,,,,, 답변을 오래 기다리게 하고싶지 않기때문에,,,,,,,,,,,,,,,,,,,,,,,,,,

저,,,,,,,,,,,, 저같은 앤오를 두셔도 괜찮은지 모르겟어요 언제든 어 이건 좀 싶으면 디엠에 와서 아무거나 쿡 찔러주고 가주세요 언제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죄송합니다 사랑해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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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세상에서 살아갈 이유가 있을까요.





    모리야마 쿠로코는 감정이 있는 아이였다. 어떠한 말도 꺼내지 않고, 어떠한 표정도 드러내지 않는 고요한 숲과도 같은 아이라는 것이 그녀를 본 이들의 공통된  평이었지만, ‘보이지 않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은 언뜻 같게 느껴지더라도 결코 같지는 않았다. 지금 눈앞에 없다고 해서 그 것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것은 아니었다. 그녀가 느끼는 감정들처럼, 잠시 자리를 비운 그녀의 보호자 하비에르 밀러처럼.

    그녀는 저만큼이나 검고 고요한 이를 떠올렸다. 그들은 새로운 쉼터를 찾아 이동하던 중이었다. 언제나처럼 삶은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오늘 밤도 그들에게는 맘편히 드러누울 한뼘의 안전지대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마을 입구마다 안식을 얻지못한 망자들이 욕망을 질질끌며 신음했다. 여기서 잠시 기다려라. 짐을 그녀에게 맡긴 보호자는 마을쪽을 한번 돌아보았다. 들어갈만한 길을 찾아보마. 그렇게 그가 자리를 비운지 얼마가 흘렀을까. 꽤 시간이 흐르고 있었지만 그녀는 홀로 자리를 비운 그가 조금도 염려되지 않았다. 위장이면 위장, 전투면 전투, 생존술이면 생존술. 세상이 지옥이 되기 전에는 전쟁터를 누볐다는 그는 변해버린 세상에서도 제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해 스스로의 목숨과 더불어 쿠로코의 목숨을 지켜왔다.

    좋은 사람이었다. 제게 과분할정도로 대단한 사람이었다. 누군가에게는 기만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그녀는 종종 지금의 생활이 그리 끔찍하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하비에르에게 보호받는 상황이라 다른 이들에 비해 생존이 쉬웠던 까닭도 있지만...... 제 곁에 저를 소중히 여기고있는 이가 존재한다는것 또한 큰 몫을 했다.

    "……"

    그녀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 쿠로코는 짐가방을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 제 체온이 닿은 부분마다 더운 열이 올랐다. 여름이었다. 낮에는 바깥을 걸어다닐수도 없어 건물 안에서만 머물러야 했지만 열기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은 많았다. 간간히 잠들어있는새 해가 뜨면 제 얼굴로도 햇살이 내리쬐곤 했고, 보이지 않는 더운 천자락은 제 검은 머리칼에 담뿍 열을 묻혀내 발끝까지 흘러내리곤 했다. 선풍기니, 에어컨이니 하는 것들은 이젠 사치품중의 사치품이 되어버렸다.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지않는데 전기가 제대로 공급될리도 없었으니까. 그러니 더위를 식힐 수 있는 방법은 그저 그나마 더럽지 않은 물을 몇모금 들이키거나, 지금처럼 가만히 움직이지않고 앉아 참는 것 뿐이었고.

    따뜻한것을 싫어하진 않았다. 하지만 더운 것 앞에서는 종종 어찌해야할지 알 수 없는 감상이 들곤 했다. 더위, 열기, 버거움, 감정, 소중함-

    이런 세상에서 살아갈 이유가 있을까요. 쿠로코는 단 한번도 그 질문을 입밖으로 내본적 없었다. 살아있어야할 이유를 찾는것은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왜, 어째서. 흐름을 거쳐 도달하는 종착지는 언제나 죽음이었다. 오래 전, 그녀가 작은 다람쥐와 큰 집에서 홀로 거주할때부터 변하지 않은 진실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삶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다. 필요가 없고 이유가 없는 것을 굳이, 라는 단어에 꽁꽁 싸매 쓰레기통에 던져넣었다. 언제나 새로운 일거리가 오는 것 또한 그녀의 잡념을 없애는데에 한몫을 했다. 오늘은 가구를 구상하고, 내일은 목재를 다듬고. 모레는 작품을 조립하다보면 시간은 금세 흘렀다. 가진것도, 귀한것도, 소중한것도 없는 아이가 살아있는 이유라면 단지 할 일이 있으니까. 그정도면 족했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쿠로코는 의미도 없이 짐가방을 열었다. 배낭형태의 가방속에 차곡차곡 물건을 쌓아뒀지만 걷고 뛰는 사이 속이 꽤나 뒤섞여있었다. 정리하고 짜맞추는 일은 쿠로코의 특기였다. 그녀는 가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마치 무언가를 하는 일이 제게는 숨쉴 수 있는 호흡기라도 되는것마냥. 공구상자를 포함해 짐을 정리하고 난 다음에는 제 머리칼을 빗고 옷자락을 다듬었다. 그 다음에는 주위를 경계하며 가볍게 한바퀴를 돌고 하비에르가 오지는 않는지를 확인했다. 그 다음에는. 그 다음에는.

    마침내, 더는 할일이 없어진 쿠로코가 다시 얌전히 자리로 돌아왔다. 다시 가방을 안고 그가 떠나간 길을 시선으로나마 훑었다. 하비에르의 귀환이 늦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지금의 사태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을 뿐이었다.

    그녀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사실이었다. 일평생을 나무만 두드려온 가구목수는 좀비떼가 드글거리는 도시 한복판에서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러니 그녀와 함께 동행하는 하비에르가 별난것이다. 저를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것도 별났다. 가족이라도 그럴 순 없을텐데. 만약 이곳에 있는게 하비에르가 아니라 카에데 언니였다면. 그 상상은 그리 좋지못한 결말-주로 자신의 죽음을 포함한-을 담고있었기에 쿠로코는 더 생각을 이어가지는 않았다. 기분나쁠만큼 붉은 빛깔을 띈 생각은 불길한 혜성처럼 꼬리를 그리며 무의식 너머로 사라졌다. 붉은 꼬리는 핏자국같기도 했고, 일평생을 쌓여온 원망같기도 했으며.

    글쎄, 무엇이든 그게 무슨 소용일까. 쿠로코는 그저 기다렸다. 그녀가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기도 했고, 그녀는 기다리는 일은 아주 잘했다. 

    쿠로코는 기다림끝에 무언가가 올거라고 기대한적 없었다. 그녀의 기다림은 언제나 시간을 흘려보내는 일에 지나지 않았고, 그녀가 원하는 보상은 한번도 주어진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의 기다림은 그저 기다림이었다. 누군가가, 혹은 무엇이 올 일이 없으니 한시간 전부터 행복해질 일도 없었다. 그 끝에는 달콤한 마쉬멜로도, 반짝이는 희망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늘 끝자락이 점차 붉어졌다. 지평선에 닿은 하늘을 불태우며 더운 태양은 제 모습을 감추어갔다. 길게 어둠이 늘어졌다. 그 사이로 검은 기둥이 함께 길게 늘어졌다. 쿠로코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귀를 기울였다. 혹시나 좀비라면 바로 일어나 도망쳐야 했으니까. 좀비 특유의 짐승같은 울음소리도, 어딘가 불편한 몸을 질질 끄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잘 훈련되어 거의 들리지 않는 발소리. 최소한의 동작으로 움직이는 몸. 안도감이 한겨울날 마신 코코아 한모금처럼 따스히 퍼졌다. 그녀는 제 앞으로 다가와 선 제 보호자를 올려다보았다.

    “쿠로코. 마을로 들어가는 샛길을 찾았다.”
    “예.”

    그녀는 간결하게 대답하며 마찬가지로 정리한 짐을 챙겨들었다. 여름햇살이 잦아들어 더운 기운도 한결 사그라든듯한 기분이 들었다. 양손으로 단정히 공구상자를 든 채 하비에르를 올려다보자, 그 시선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잠시 고민하던 하비에르가 입을 열었다.

    “조금만 더 가면 안전지대에 도착할 수 있을거다. 이전의 건물에서는 별다른 수확을 얻지는 못했지만 이 마을은 규모가 꽤 있는 모양이니까. 그만큼 위험도 감수해야겠지만...”
    “예.”
    “그래도 괜찮을거다.”

    그가 힘주어 읊는 단어는 튼튼하게 쌓아올린 돌담을 보는 것 같았다. 뿌리를 깊이 내려 어떤 태풍이 와도 쓰러지지 않는 나무같았다. 그를 비유한다면 어떤 나무가 좋을까, 그녀는 이런저런 목재의 이름들을 두서없이 떠올리다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을거야. 무사히 안전지대에 도달할 수 있겠지. 당신이 말한대로 우리는 무사할것이다. 자신은 다시 나무를 두드릴 수 있을것이고, 더이상 폐허 구석에서 몸을 웅크린채 잠들지 않아도 될것이다.

    그러면, 그러면. 자신은 더이상 외롭지 않겠지. 당신과 함께한다면. 이런 세상에서 살아갈 이유, 그런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으리라. 쿠로코는 눈을 내리깔았다. 하비에르 밀러는 언제나처럼 앞서 걸었고 쿠로코는 그 뒤를 좇았다. 당신의 어깨 너머로 그녀는 작게 빛나는 별을 보았다. 그 빛을 바라보며 그녀는 보기드문 표정을 지었으리라. 당신이 보지 못했을, 그리고 마지막의 당신이 보았을 그 표정을. 





"이런 세상에서 살아갈 이유가 있을까요."


    그녀는 낡고 바랜 노트에 적힌 글자를 손으로 쓸었다. 자그마한 중얼거림이 당신의 필체 위에 내려앉았다. 그 물음에 담긴 무게에 비해 감정은 그리 비치지 않는 투였다. 모리야마 쿠로코는 그 답을 알지 못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 답을 알 일은 요원하겠지. 다만 그녀는 생각했다. 지금은 그저 있는 힘껏 열심히 살아야한다고. 나를 아끼는 당신을 위해, 당신을 아끼는 나를 위해.



 이것은 모두, 당신을 위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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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봐, 이비엔. 원하는 게 없는 삶이 그렇게 나쁜 거야? 허무한 인생은 살면 안 되는 거야? 살아가는 게 다 허망하게 느껴진다고 해도, 그래도 커튼이 하얀 건 좋고 뜰은 작아도 볕이 드는 데가 좋고 가구는 호두나무가 좋다고 생각할 수는 있잖아.
/Ciel - 임주연

 

    제게는 나쁜 기질이 있었다. 제가 쥐지 못한 것을 탐했다. 어릴 적에는 제 손에 부유와 명예가 있었지만, 저는 자유와 자립을 탐했다. 자라나 제 손에는 자유와 자립이 있었지만, 저는 부유를 탐했다. 참 악착같이 도 살았다. 사람을 불신하면서도 믿을 사람을 찾고, 저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서 도망갔으면서도 새로 자리 잡을 곳을 찾고. 날아오른 새는 제가 자리 잡고 앉을 나무를 찾았다. 나는, 내가 찾았던 것은. 처음에는 그저 휴식처였을지도 모른다.

    사람을 더는 믿을 수 없었다. 여린 살이 찢기고 베여 상처 입으며 굳은살로 변해가는 동안, 제 신뢰는 단단히 굳어버렸다. 누구를 만나도 불신밖에 솟아나지 않았다. 거짓말일 거야. 나를 속이겠지. 저걸 어떻게 믿어. 뒤통수치려는 거 아냐? 남을 의심하기를 한참, 불신하기를 한참. 반신반의하기를 한참. 제 믿음이 깨지기를 바라며 제 믿음이 공고해질수록 상처 받는 일은 참 우스웠다. 나를 배신하지 마. 너는 나를 배신하겠지. 나를 속일 거야. 그 믿음이, 모순된 신뢰가. 제 속을 쌓아갈수록 저는 차츰 무언가를 깨달아갔다.

 

    나는 이제, 누구도 내 곁에 둘 수 없겠구나.

    나는 이대로 평생 혼자가 되겠구나.

    나는 온전한 자유로 남게 될 테고.

    나는 어디에도 정착할 수 없겠구나.

 

    날갯짓을 하던 이카루스가 제 발아래가 텅 비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가장 먼저 깨달은 것은 공포였다. 이대로 영영 끝없이 추락할 것 같은 두려움이 들어 몸서리를 쳤다. 저는 붙잡을 것이 필요했다. 제 곁에 있어줄, 배신하지 않을 누군가. 믿을 수 있는 사람. 하지만 그런 사람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누굴 믿을 수 있을까? 굳어버린 신뢰는 누구도 들이지 않았다. 들이더라도 티끌만큼의 틈, 그뿐이었다. 차라리 믿지 않는 게 편할지도 몰라. 그때 파묻힌 믿음 속에서, 가라앉은 기억 속에서. 떠오른 것이 바로 너였다.

    에델린 C. 패트릭. 너는 언제나 한결같았다. 기억 속의 너는 장난스럽고, 현명하고. 똑똑하며 선했다. 어느 날, 저는 네게 편지를 썼다. 제게 사기를 친 사장과 만나 대판 대거리를 하고 온 날이었다. 반쯤은 충동적이었고, 반쯤은 포기한 상태였다. 만일 이 편지 이후 아버지가 나를 찾아온다면 그대로 영영 도망쳐버리자. 어쩔 수 없잖아, 내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너와 지금의 네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지났을 텐데. 그 옛날, 제가 믿었던 친구조차 더 이상 믿게 될 수 없다면 내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을 테고. 발에 달린 것이 없는 풍선은 영원히 허공에 떠올라 바람이 다 빠질 때까지 내려오지 않게 될 테니까.

    그래, 그건 내 도박이었다. 판돈은 내 마지막 신뢰와 자유였다. 그 도박판에서, 나는 우습게도 승리를 거머쥐었다. 답장을 받아 들었을 때에는 저조차도 믿을 수가 없어 내용을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혹시 날 속이려는 건 아닐까, 이미 내 이야기를 떠넘긴 건 아닐까. 스멀스멀 올라온 불신은 네 편지가 쌓일 때마다 차츰 사그라들어갔다. 제 발치에 닿은 보금자리에 저는 간신히 안착해 날개를 쉴 수 있었고. 저는 당연히, 제 발치에 단단히 자리 잡은 네가 온전한 줄로만 알았다.

 

    그랬었는데.

 

    -형님이, 말채찍을 보더니. 말 한 마리가 더 필요하지 않냐고 누님에게.

 

    아, 멍청한 리베라. 멍청한 윌리엄. 나는 내 목을 조르고 싶었다. 어째서인지 텅 비어버린 네 시선이 너무도 신경 쓰여서 참을 수가 없었다. 텅 비어버린 네 속도, 힘없이 놓아버린 손도. 나는 잘 지냈어, 나는 괜찮았어. 그러니 너도 그랬겠지. 이 얼마나 우스운 소리란 말인가. 나는 내 낙원이 타인에게 난도질당하고 짓밟힌 줄도 모르고, 그저 좋다고 그 안에서 곤히 잠을 청하고 있었으니.

    너를 볼걸 그랬어. 너를 발견할걸 그랬어. 상처 입은 너를, 고통받던 너를. 힘들어하던 너를 알아차릴걸 그랬어. 나는 내 힘듦에 잠겨 너를 보지 못했었다. 너는 나처럼 모든 것을 버려버릴 만용도, 미지의 세계에 몸을 던져버릴 무지도 없었고. 그렇게 네 존재가 짓밟히고 산산조각 나 바스러져 결국은 형체도 남지 않을 때까지. 너는 얼마나 울고, 얼마나 빌고. 또 얼마나 행복을 꿈꾸었을지. 나는 너를 생각하며 울었지만, 그 울음은 너무도 늦어버린 것이었다. 내가 너에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얄팍한 위로, 부질없는 다짐. 갈데없는 분노. 네가 그 집을 나와 우리 집에서 머무른다한들 그 나날들이 치유될까. 네가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에드, 너를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한 이 모든 게 그저 내 자기만족은 아닐까?

    나는 아주 이기적인 놈이야. 나밖에 생각할 줄 모르지. 그런 놈이 누군가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싶다는 생각을 할리가 없잖아.

    내가 너를 생각하는 마음이, 그럴 리 없다고.

 

    그럴 리 없어.

 

    내가 누군가를 소중히 여길 리 없어.

    내가 누군가를 마음속에 들일 리가 없잖아.

    배신당하고 또 배신당하고, 속고 또 속고, 거짓말을 들어도 괜찮을 거라고. 그럴 리 없어.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 다쳐도 괜찮다고, 위험해져도 괜찮다고 생각할리 없어.

    네 행복을 위해서 무언가를 대가로 내밀어야 한다면 내 것을 조금 주어도 괜찮다고 생각할리 없어.

    내가, 너를.

 

    사랑 할리가 없어.

 

    예쁘다, 귀엽다, 사랑스럽다. 그런 칭찬이 떠오른 이유는 그저 그 단어가 네게 어울려서였고,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할까. 그런 변명이 떠오른 이유는 그저 그 말이 납득이 갈 것 같아서였고.

    네 존재를 부정하지 마. 네 존재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마. 나는 오로지 너로 인해 소중한 것을 되찾았는데. 네가 쓸모없다는 말은 하지 마.

    같이 살자.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잘 자. 좋은 꿈을 꿔. 네가 소중해. 나는 네 행복을 바라고 있어. 에드, 에드. 에드. 에드.

   

    에델린 C. 패트릭. 

 

    네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 안에 내가 들어갔으면 하고 바라는 내가 있다. 네 시선 속에 내가 담기기를 바라는 내가 있다. 네가 하고 싶은 일에 내가 끼어있다면. 네가 내 이름을 불러준다면. 하지만, 있잖냐. 나는 동시에 생각해. 네가 원하는 것이 내가 아니라도. 네 시선에 내가 담기지 않더라도. 네가 하고 싶은 일이 나와 하등 상관없는 일이라도. 내 이름을 불러주지 않더라도. 네가 나를 떠나더라도. 에드. 나는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해. 네가 웃을 수만 있으면 돼. 네가 행복할 수만 있다면 괜찮아. 네가 내 것이 아니더라도, 그것만으로도 괜찮아. 그래도 나는 욕심이 많으니까 이 마음을 쉬이 숨길 수도 없다. 그러니까, 내가 숨길 수 없다면. 그럼 차라리 네게 다 밝히자. 

    에드, 나는 네게 입을 맞출 때마다 심장이 뛰어. 너를 끌어안고 있을 때마다 귀가 붉어지는 기분이야. 네가 이름을 불러주면 기분이 좋아지고, 네 눈 속에 내 눈이 비칠 때마다 시야가 전부 멀어버리는 기분이 들고. 철부지 꼬맹이가 첫사랑에 빠진 기분이라고. 이게 대체 말이나 되는 소리야, 이 리베라가? 너를 아껴주고 싶고, 네가 행복하게 웃는 모습이 보고 싶어. 나는 네가 기꺼이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 그저 살아가니 사는 게 아니라, 네가 살고 싶어서 사는 거라고. 네가 욕심을 내고, 스스로를 귀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너를 그 누구보다 아끼는 사람이 있어.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너를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어. 네 옆에 그런 사람이 있어. 네가 삶에서 느낄 소소한 행복들이 나로 인해 생겨났으면 좋겠어. 내가 너를 변화시켰으면 좋겠어. 너를 지탱하고 지켜주고. 에드. 내가 그런 생각을 해.

    내가 네게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그냥 알아달라는 거다. 너는 거절을 잘 못하는 녀석이니까. 내 집에서 함께 살아달라고 말해놓고, 이런 소리를 한다면 네가 불편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고. 잠을 자고, 밥을 먹을 때마다 거슬릴지도 모르지. 하지만 에드, 나는 네게 내 감정을 강요할 생각은 없어. 침대 위에서를 제외하고는 네게 어떤 구속도 주고 싶지 않다. 내가 너를 사랑하든, 친구로만 생각하든 나는 네게 우리 집에 와서 살지 않겠냐고 같은 부탁을 했을 거야. 네게 식사를 해줬을 거고 내 침대에서 재웠을 거다. 너를 아끼고 있으니까. 사랑을 제하더라도 너는 내게 소중한 녀석이고, 그렇기 때문에 누구도 네게 함부로 대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할 거야.

    하지만, 그래. 그냥 알아줬으면 좋겠다 생각하더라도 이거 하나만은 짚고 넘어가자.

    나는 네게 확실하게 답을 듣고 싶어.

    있잖냐, 에드.

    내가 계속 너를 사랑해도 괜찮겠냐?

 

 


 

안..... 녕하세요 리프님................ 이게 뭐냐면요.................. 고록인데요...................................................................

진짜 어처구니없는 소리지만,,,,,,,,, 뇌쇄시날 세카를 봣는데,,,,,,,, 첨엔 웃겼는데 에드가 너무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거에요,,,,,,,,,,,,, 가서 하는 행동들도 너무 사랑스러운거에요,,,,,,,,,,,,,,,,,,, 그순간 어? 치였어? 를 자각했어요.............. 제가............. 탓쨩때도 느꼈고 도어 때도 느꼈지만 리프님의 아이에게 치이면 이건 뭐 어떻게 빠져나 올 수 없는 개미지옥이구나를 깨닫고.......... 구질한 부정 없이 그냥 얌전히 마음을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아니 제가 뭐 부정할 건더기도 없이........ 세션 한 번만에 결혼을 목적으로 한 동거섹파관계 <이건,,,,,,,,,,,,,,,,,, 개미지옥 정도가 아니라 불지옥 불가마 한가운데에서 따땃하게 타라는 계시구나! 하고. . . . ... ................

와!

너무!

신난다! ! ! ! (머리 깸

지금이 5월 28일 화요일 오전 1시 33분인데요 저희는 내일 2차 애정형태검사를 가기로 했구요. ... ... 리프님 건강이 너무 염려가 돼서...................... 대답을 어떻게 주시든간에 괜히,,,,,,,,,,,, 신경쓰시면 체력에 안좋으실것같아서,,,,,,,,,,,,,,,, 이 고록을 리프님께 드리는 시간을 조금 보류를 하기로 했습니다만 언제 드리냐에 따라 저랑 리베라가 뇌에 힘을 못준 결과물로 해석을 하셔도 되고(침묵,,,,)

리프님,,,,,,,,,,,,,,,,,,,, 리베라가 자꾸 구질구질하게 굴어서 죄송해요 근데 진짜 사랑해요 사랑한다고 말하는거 구라 아니고 찐인데요,,,,,,,,,,,, 리베라는 에드한테 거짓말 잘 안하니까,,,,,,,,,,,,,,,,,,, 패트릭가에 가서 결혼 왜 하려고 하냐고 물어보면 대답 뭘로 할거냐고 물어보는데 제가 뭐 생각하기도 전에 리베라가 제 손 뺏고 사랑해서라고 쳐버렸어요 분위기 이상하게 만들어서 진짜로 죄송합니다 제가 그런 소리를 하려고한게 아니었는데..... 좀 더 제대로...... 뭔가 이렇게 정리해서 드리고싶었는데...........(누움)

고........ 고록이기는 한데 정말로 편하게 생각해주시면 되구요.... 리베라는 에드가 자기 사랑 안한다구 답해도 정말로 괜찮구요 아니 물론 기분적으로는 차여서 우울하겠지만 그거랑 별개로 진짜 괜찮아요........ 기존 관계에 영향줄 행동도 안할것같구요.... 근데 진짜 에드 사랑스럽지 않나요 누님 형님 다 죽이고 에드를 패트릭가 당주로 세워야만하는데 리베라가 가까운시일내에 가서 권총좀 사올게요(처돌이발언) 우리애 진짜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고 똑똑하고 상냥하고 오지는데.......... 아................. 리베라가 정말로... 예스든 노든 관계없이 에드가 자존감 확립할수있게 살펴주고싶어할테니까요. .. ..... 좀 곤란하다 하시면 언제든........ 이야기 해주세요 저 정말로 괜찮아요 0)-(...... 제가 고록을 쓰는 일에 안좋은 기억이 있었어서 망설이긴 했지만... 그렇다고해서 사랑하는걸 안사랑한다고 말할수도 없고...... 리프님의 아이한테 치여서 썰 주고받고있는이상 이건 탈통각이 없고....... 안파고 기다리는것도 웃기잖아요(리베라 봄(안봄

아 그래도 시원하다 아!!! 에드야!!!! 계연이라도 찔러볼까 생각했는데 리베라는 너랑 계연하기 싫대!!!! 그냥 연애하고싶대!!!!!! 그래서 너무너무 만족스럽대!!!!!!!!!!!!! 사랑해!!!!!!!!!!!!!!!!!

쓸데없는 후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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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엘레나 로시에 대해 말하자면.

1-1?. 길거리를 걷다보면 화단에는 수많은 꽃이 피어있었다. 어느 꽃은 화려하게 만개해 자신의 삶을 누리고, 어느 꽃은 불운하게도 나무그늘아래 태어나 제 삶을 다 보내지 못한채 시들시들 주저앉았다. 어느 꽃은 그늘을 피해 제 몸을 뻗어 한줌 햇살을 쥐려 안간힘을 다했다. 그리고 여기, 따스한 햇살 아래 태어났으나 저로써는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에 의해 빛을 잃고 천천히 시들어가는 꽃이 있었다. 아무리 손을 뻗어도 이전의 온기를 쥘수는 없고, 다리가 없어 제 자리를 벗어날수조차 없으며. 생기있던 꽃잎은 점차 탁한 빛을 띄었지만 죽지는 않았다. 그저, 그렇게. 죽지도 살지도 않고, 꿈속을 배회하며 제 눈을 가리고 현실을 장막에 덮어 하나의 노래로 위장하던 이.

 

2?. 거짓말이 들통났던 때, 그녀는 생각했다. 이게 당연한 결과일거야. 나는, 죽어 마땅하겠지.

2-1?. 엘레나 로시는 죽었다. 그 날, 그 처형장에서. 당신의 앞에서. 제 죄를 시인하고 조용히 단죄를 받아들였다. 나는 죽었어, 그 고통도, 두려움도. 슬픔도 아직도 선연한데. 제 손 너머로 바닥이 비치는 모습을 보며, 그녀는 다시 제 목을 졸랐다가 포기했다. 제가 죽은 것은 무엇으로도 덮을 수 없는 사실이었고, 이 삶은- 아니. 이 잔향은. 겨우 제 목숨따위로 죄를 갚고 도망치려 했던 스스로를 비웃는 어느 절대자의 심판이었기에. 어딜 도망가려고, 너 혼자 편해지려고? 아니. 네가 지은 죄는 겨우 그정도로 갚을 수 있는게 아니야. 너는 죽으면 그저 끝나리라 생각했지만, 봐. 네가 죽은 이후의 삶을. 네가 택한 것이 무슨 결과를 초래했는지를. 그래서, 그녀는 지켜보기로 했다. 제 선택을, 그리고 아마노가와 타쿠오. 당신을.

 

3?. 당신은 울었고, 당신은 웃었고. 당신은 잠들었고, 당신은 깨어났고. 당신은 무너졌으며, 당신은 일어섰다. 당신은 과거를 기억해냈으며, 미래를 상상해냈다. 그녀는 그 모든 일을 지켜보고있었다. 타쿠오. 탓쨩. 정말로 장해요, 대단해요. 나는 당신이 정말로 자랑스러워요. 내 소중한 친구, 사랑스런 청중. 너무도 귀한 보석과 같은 당신. 그를 볼수록 제 마음속 한켠에는 울렁거림이 일었다. 먹먹하고, 아릿하고. 고통스러운 기분. 이상하다, 나는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데?

 

?. 나는 당신과 함께 가고싶어요. 당신의 곁에서, 당신의 미래에서. 당신을 지탱해주며 함께 행복해지고싶어요. 당신과 함께 일을 하고싶어요. 같이 강아지를 키우고, 고양이를 키우는거에요. 함께 바다에 가고싶어요. 나를 데려가주세요. 노래를 부를래요. 꿈에 잠기게 해주세요.

 

4. ..............

 

5?. 엘레나 로시는 죽었어요. 그 날, 내 전원은 꺼졌죠. 당신의 앞에서. 나는 작별인사를 하며 미래를 약속했어요. 기약없는 미래였죠, 당신도 나도 알고있었어요. 이 인사는 마지막이고, 더는 없을테고. 커튼콜을 장식한 노래는 또다시 종막에 다다라 절정을 지나. 결국 모든 노래는 끝나기 마련인거에요, 나 또한 그렇고요. 나는 끝이에요. 더는 당신과 만날 수 없어요. 우리는 이제 더이상은.

그러니까, ......내 대답은.

 

0.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감기처럼 순식간이었지만,
        나를 잊지 말아 주세요.

     -서덕준, 물망초의 비밀

 

1. 엘레나 로시에 대해 말하자면. 

1-1. 하늘을 올려다보면, 수많은 구름들이 제각기의 모양새로 흘러지나간다. 어느 구름은 솜처럼 포근하고, 어느 구름은 잘게 찢어진 종이조각마냥 흩뜨러져있고. 어느 구름은 바람결에 흩트러져 그 모양새를 잃고 찌그러졌다. 엘레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목이 아프고, 눈가가 시리고.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대도 그저 그 구름을 바라보았다. 거센 바람이 불어 제 모습을 잃어도 여전히 제 머리위에서 저를 바라보는 구름이 있었다. 여름날 무더운 태양을 가려주고, 가을날 푸르른 하늘에도 멀어지지 않고. 겨울날 매서운 바람에도 그저 그렇게 함께해주는 존재였다. 당신은 봄까지 내 곁에 있어줄까, 나를 지켜봐줄까. 이 조그마한, 지상에 뿌리내린 볼품없는 나를 기억해줄까. 죽지도 살지도 않고, 끝나지 않는 꿈을 꾸며 현실을 덮은 환상을 노래하는 이.

 

2. 나는, 당신에게 말하고 싶었어요.

2-1. 엘레나는 죽었어요. 그녀에게 더이상 미래는 없었을거에요. 그렇다면, 여기 존재하는 나는 뭐죠? 홀로그램은 누가 만든건가요? 나는 프로그래밍 된 존재인가요? 내가 느끼는 감정, 생각. 지식. 경험. 그 모든건 다른 존재에게 주어진건가요? 그렇다면, 내가 당신과 마주하며 새로이 겪는 이 모든 미래들은 대체 무엇인가요? 나는 살았나요, 죽었나요? 나는 만들어졌나요, 실존하나요? 내가 엘레나의 경험을 잇는 존재이고, 엘레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그녀의 미래였을지 모르는 이라면, 그렇다면. 그럼 홀로그램인 나는 엘레나 로시라 할 수 있겠죠?

 

3. 그렇다면 나는, 감히 당신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3-1. 나는 당신과 함께 가고싶어요. 당신의 곁에서, 당신의 미래에서. 당신을 지탱해주며 함께 행복해지고싶어요. 당신과 함께 일을 하고싶어요. 같이 강아지를 키우고, 고양이를 키우는거에요. 함께 바다에 가고싶어요. 나를 데려가주세요. 노래를 부를래요. 꿈에 잠기게 해주세요.

 

4.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5. 내가 당신을 사랑하니까, 죽지 않았을 어느 세상의 엘레나 로시도 당신을 사랑할거라고. 당신과 함께 바다로 향했을 어느 세상의 엘레나 로시도 당신을 사랑할거라고. 당신을 지탱하며, 당신과 함께 일하고. 함께 동물을 키우고. 노래를 부르는 엘레나도 당신을 사랑할거라고. 그 모든 엘레나 로시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나는 단연코 말할 수 있어요.

있잖아요, 탓쨩. 나는 종종 내 머리위로 편지가 쏟아져내리는 꿈을 꿔요. 그 편지를 받아들고 읽으면, 그 안에선 달콤한 봄 냄새가 나요. 아주 따뜻하고 다정한 향이에요. 그럼 나는 깨닫는거죠. 아, 탓쨩이 편지를 썼구나. 아직 나를 생각해주는구나. 나를 위해 시간을 내주었구나. 당신은 아직, 내 오르골을 가지고있구나. 당신은 감기에 걸렸고, 아팠고. 식물도감을 읽으며 수많은 꽃들을 알게 되었고. 그 중 나와 가장 닮은건 벚꽃이라 생각하며, 당신이 내게 꽃을 보냈다고. 이 봄 내음은, 당신이 보내준 꽃이라고. 당신이 보낸 사랑이라고. 나는. 당신에게 사랑받고있다고.

언젠가 내가 죽을만큼 노력한 끝에 단 한번의 기회를 얻게 된다면, 나는 기꺼이 마녀에게 내 목소리를 바치고 두 다리를 얻어 당신에게 걸어가고 싶어요. 걸음마다 발바닥에 유리조각이 박히는 듯한 감각이 느껴지더라도 나는 행복할거에요. 내 양 팔로 당신을 포옹하는 순간 물거품이 된다고 해도 웃을 수 있겠죠. ...아니다, 그럼 당신이 울테니까. 역시 물거품은 되지 않을래요. 영영 노래를 부를 수 없대도 좋아요, 당신을 사랑할 수 있다면. 당신의 곁에 함께할 수 있다면.

사랑받으니까 좋은게 아니에요, 당신에게 사랑을 받기 때문에 좋은거죠. 이 감정은 아주 많이 달라요. 이제는 알 수 있어요. 사랑받는건, 불안하지 않고. 속일 필요가 없으며. 이렇게나 따뜻하고 포근해지는 감정이라는걸. 모두에게 사랑받지 않아도 좋아요. 당신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면, 나는 그것만으로도 세상이 떠나가라 다정한 아리아를 부를 수 있어요. 나는 행복한 사랑을 하고있다고, 모두 내 사랑을 보아달라고. 가장 사랑스런 노래를 부를 수 있어요.

탓쨩. 내 사랑하는 청중, 당신.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끝나지 않는 노래가 되어, 영원히 당신 곁에서 당신을 기다릴거에요.

 

그러니까, 계절을 지나.

다시 만나게 된다면.

내 이름을 불러줄래요?

 

 

 


 

 

안녕하세요 리프님 제가 피곤한것과 답록을 파는것은 정말로! 결단코! 일절! 전혀!! 관계가 없는고로 저는 그러니까 제가.... 이상하다 이거 조금 데쟈뷰같은 기분이 조금 드는데요 리프님 당신 대체 어떻게 저한테 이럴수가? ? ?? ???

아니 리프님을 탓하는게 정말로 전혀 아니구요 이거는 그러니까 굳이 따지자면 제가 제 멱살잡고 짤짤흔드는 그런 느낌인데 제가 지금 정신이 멍해서 뭐가 안돌아가거든요 아니............................ 탓쨩이.................................. 아니............................ 저는........................... 정말로...........................................................

리프님,,,,,,,,,,,,, 이제 우리 계연 끝내고,,,,,,,,,,,,, 쨩쨩 진짜 연애를 시켜볼까요,,,,,,,,,,,,,,,,,,,,,,,,,,,,,,,,,,,,,,

저 쨩쨩 계연기간 끝날때마다,,,,,, 고민하고 또 고민했어요,,,, 100일 기념으로 고록을 팔까? 기간 끝내자고 하시면 네 그래요! 하고 고록을 들고올까? 근데 엘레나는,,,, 죽엇고(진짜과거의에르나가죽어) 너무,,, 제가,,, 염치가,,, 없어서,,,,,,,,,,,,,,,,,, 제가 뭘 하려니까.............. 죽겠는거에요..................... 게다가 그 사이에 시간이 지났고,,,,, 제가 계연기간동안 뭘 잘 챙겨드린것도 없고,,,,,,,,,,,, 대체,,,,,,,,,,,, 이게 뭐지,,,,,,,,,,,,,? 아,,,,,,,,,,,, 하고 그냥,,,,,,,,,, 까짓거 이렇게 된거 확 무기한 계연이라도 질러봐?^_ㅠ 하고 갔던거였거든요,,,,,,,,,,,,,,,,,,,,

저 그때 리프님이 계연 연장해주자고 하셔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자아2 : 님 이제 큰일남 ㅎㅎ)

미치겟네 거두절미하고 사심있이 귀댁의 아마노가와 타쿠오군을 저희 엘레나 로시가 사랑합니다................ 주죽고싶다 아니 지금 축하로.............그 다시 읽고왔거든요 탓쨩,,, 탓쨩,,,,,,,,,,,,,,,,,, 탓쨩,,,,,,,,,,,,,,,,,,,(드러누움) 엘레나 그냥 까짓거 유령돼서 와라 찐한 사랑 함 하자(벌떡)

너무,,,,,,, 너무 죄송합니다 제가 답록으로 이것밖에 해드릴 수 없는 사람이라 그치만.... 리프님... 언제나 이런 사람을 곁에 둬줘서 감사합니다...... 우리 애들 사랑을 해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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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식지역 외 지역에서의 PK로 인해 캐릭터가 사망하였습니다. 한시간동안 접속이 불가능하며...





     "아이고-, 피곤하다..."

     헤드기어를 벗어던진 이는 양 손으로 제 눈가를 꾹 눌렀다. 앞서나가 맞고, 방어하며 반격하는 방패와 같은 일을 하기위해 부러 통각센서를 낮춰두었지만. 그 낮춘 것으로도 죽는다는 감각은 어쩔 수 없는 두통과 고통을 동반했다. 잠시 속이 울렁거려 두 동생들 몰래 화장실 가는 척을 하며 물을 틀고 속을 게웠다. 언제나처럼 투명한 위액만이 좀 나오다 말 뿐이었다.

     다들 감정적이네,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워도 피곤함은 가시질 않았다. 이상하다, 게임인데. 저도 모르게 허리춤을 만지작거렸다. 그 자리에는 향낭이 하나 있었다. 붉은 빛깔에, 고운 정자 글씨가 새겨진. 그 안에는 곱게 말라 거의 향이 사라진 유채꽃과, 햇살과, 따스함과. 그리고 고운 보물들. 모아둔게 참 많았지, 생각하며 가만가만 손가락을 꼽았다.

     처음, 고양이 모양 도끼. 둘째, 제 이름이 적힌 명패. 셋째, 쥐 모양으로 조각된 자그마한 나무조각. 넷째, 부적으로 삼은 단단한 붉은 비늘. 다섯째, 붉고 고운 향낭. 여섯째, 언젠가 찾아올 행복을 담은 화관. 일곱째, 수많은 인형들. 여덟째, 친우와 주고받은 일기. 아홉째, 수많은 사람들. 열째, 종이 한 장.

     ......아. 그렇지, 종이. 그것만은 여기에서 볼 수 있었지,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으로 향했다. 첫날부터 곱게 적어 모아둔 기록이 빼곡했다.





    ★즐거운 비무 기록! 

(12/28) 리온, 설원사형
(12/29) 단, 완샤, 도협, 소소
(12/31) 류호
(1/1) 도협, 진세화, 버들
(1/2) 은요사매, 나찰천
(1/4) 완샤, 완샤, 천랑, 천랑
(1/5) 사매, 사매, 호월문
(1/6) 리온, 세화, 흑미, 연화
(1/7) 도협, 류호, 유담, 유담, 연
(1/8) 사형, 사형, 흑미, 이안
(1/9) 도협, 세화, 세화, 연, 태평, 소하, 소하
(1/10) 연화, 연화, 연화, 태평





      1월 10일, 펜을 들어 가만히 완샤. 한 이름을 덧붙여 적는다. 완샤와는 벌써 비무만 네번이었네. 툭툭 수를 세곤 생각하다, 웃다가. 입꼬리를 내렸다가. 결국은 적힌 이름을 가벼이 툭툭 두드릴 뿐이었다.

     이 자가 몸을 사릴 필요가 무엇이 있고, 귀 공이 그리 표정할 것은 또 무언가? 제가 나가지 아니하였거든 이루어지도 아니하였을 비무인데. 그저 이쪽은 가벼이 계산하였을 뿐이었다. 완샤와 하는 비무라면 나쁘지 아니할테고. 죽더라도 만족스러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목숨 걸어도, 좋지 않던가. 그렇게 생각했는데.

     "......재미없었어."

     조막만한 목소리로 조곤조곤, 이름을 두드리며 웃었다. 그 순간만큼은 저는 회색의 소서가 아닌 흰 생쥐였다. 언제나처럼, 큰 도끼를 짊어진 채 즐겁게 웃는 무림인. 항상 즐거웠었는데, 비무. 종이를 쓸어내리는 손길은 꽤 가벼웠다.

     "이제는 더는 즐거운 비무를 할 수 없을터이지. 다시는, 다시는. ......만남도 이별도 언제나 갑작스럽고. 갑작스러워- 내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는데. 쌓인 것이 많으니 빠져나가는 것도 많구나. 신기한 일일세."

     할 말이 있던가. 더 있던가? 글쎄. 흰 생쥐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더는 필요없는 이야기였다. 고요히, 은은한 유채꽃밭 사이에 잠겨 휴식이나 좀 취하고 싶을 뿐이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쉬었다 가자. 어느새 봄은 가고, 찬란하던 여름도 지나. 서늘한 가을을 조각내는 비정한 겨울이 왔으니. 겨울잠 자는 생쥐마냥 고요히 몸을 만 채 쉬었다가. 다시 또 이 날선 추위에 맞서 움직여야 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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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부터 궁금했는데 왜 소서가 쥐야? 소서가 좋아하는 동물인가?


     아이는 새빨간 눈을 꿈뻑였다. 제 지금의 모습이 아이라서였을까? 당하의 물음은 이전에도 자주 들었던 것이었지만, 평소의 것과는 다른 기분을 속에서 끌어냈다. 바로 답하지 않고 가만히 제 흰 머리칼을 잡아당겨 괜시리 그 색만을 바라본 것은 그 이유에서였다. 언젠가, 쥐새끼들이라 불리던 그 곳의 작고 작던 아이가 보았던 머리칼은 이리 희고 깨끗한 빛이 아닌 탁한 회색빛이었고. 그때의 저는 그저 그 호칭을 이해할 수 없었으니까.

     어느 이가 쥐새끼라 부르며 지나갔다. 어린 아이들은 쥐가 뭔지도 몰랐다. 다만, 상대가 모욕과 경멸을 한껏 담았음만을 간신히 짐작했다. 쥐가 뭐야? 작고, 소란스럽고. 더러운 곳에 우글우글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것들이래. 쥐가 어떻게 생긴건데? 다함께 모여 검색해보니 조막만하고 둥그런 생명체가 나왔다. 하얗고, 깨끗한 것. 혹은 탁한 회색에 더러운 것. 아이는 가만히 제 머리칼을 잡아당겼고, 탁한 회색. 신경쓰지 않았지만.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지만.


     ...정말로?


     상처받지 않는 존재라는 건 없었다. 아무리 강인한 이라도 타격을 받지 않을 수는 없었고, 당연히 아이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이는 쥐에 대한 것을 찾고 또 찾았다. 그랬더니, 천년도 넘는 과거의 이야기에서. 열 두 동물의 으뜸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더라. 날쌘 토끼, 독을 지닌 뱀. 거대한 호랑이. 빠른 말. 강한 소. 전설에서나 존재했다는 용을 제치고 승리한 것은 쥐였다. 어느날부터인가 아이는 스스로를 쥐라 칭하고 다녔다. 작은 생쥐, 생쥐. 쥐새끼. 비웃는 이들에게 아이는 되려 물었다. 쥐가 왜? 사람도 이기지 못한 수많은 동물들을 이긴게 쥐야. 더러운게 아니라, 그 환경 속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아 생을 이어가는게 쥐고. 그 말을 이해못할 사람들은 어짜피 그것밖에 안되는 사람들이었던거지. 제가 상처받을 일이 아니었다.

     제 이름을 걸고, 쥐를 자처하고. 새하얀 머리칼에 붉은 눈. 생원, 서생원. 생의 으뜸. 소서. 작은 쥐. 누군가는 웃지만, 누군가는 언젠가는 깨달을테고.  그러니까, 그러니까.


     누구도 비웃지 못할거라고.


     ......아. 사념이 길었다. 아이는 머리칼을 쥐고있던 손을 놓았다. 제 앞의 이는 그저 대답을 기다리고있었다. 다정하고 당당한 이, 저처럼 흰 빛에 붉은 눈을 한. 손을 뻗어 눈처럼 맑은 은회색빛 머리를 슥슥 쓸어주었다. 그러니까, 무얼 물었더라. 왜 쥐냐고 물었지. 왜 자신이 쥐인가, 언제나 그 답은 같았고. 저는 그 답을 내놓는데엔 한치의 망설임이 없었다.

     
     "쥐란 가장 뛰어나고, 영리하고. 어느 존재보다 으뜸이 될 존재니까. 그러니 소서는 쥐일세, 소서도 언젠가 분명 그리 될테니까. 아주 깊은 소망을 담은게야, 그래서 좋아하고. 소서가 쥐란 이야길 되풀이할적마다 다짐이 서니까. 별 이유는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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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는 참으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였으이, 해서 붓을 놀릴 틈도 없이 쉬고자 엎어져버렸구만. 이 자의 일기가 늦어서 미안하이, 해서 오늘은 어제와 오늘의 일을 쓸 까 하네.

     나찰천과의 비무는 참으로 짜릿하였지. 그리 무시무시한 권격을 상대하는 일은 참으로 등골이 오싹해지는 듯 하였어. 머지않아 또 비무를 청할 생각이네. 이번에는 좀 더 같은 조건, 같은 위치로 올라서. 그 새 이 자도 그만큼 성장한것일테지, 하여 패하더라도 그 도전 자체가 기쁠터이고. 소소도 나찰천과 비무를 해보지 아니하였는가? 언뜻 나찰천을 부르는 것을 본 듯도 한데. 결과가 어찌 되었는지 참으로 궁금하네.

     모른 척 할 리 있겠는가, 이 자와 소소는 친우인것을. 보니 누군가가 함께 하거든 소소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였는데, 어찌 생각하는가? 어느 곳이건 홀로 다니는 일은 스스로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무모함을 겨루는 일임에도 틀림 없으니 말일세. 난신을 상대하다 해를 입었던 이들도 있고. 하니 항상 조심하여야 할게야. 소소는 아픈 것도, 싸움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듯 하니 말일세. 이 곳의 죽음이 현실과는 다른 것이고, 아픔 또한 같지 아니하다 하여도 어쨌거나 아픈 것은 아픈 것이 아니던가.
     할만 한 일인가? 허어, 나쁘지 않구만. 아니, 외려 꽤 좋은 듯도 하네. 이리 무림에서 생활을 하며 일을 병행하는 것도 꽤나 피곤한 일이었는데, 그리 된다면 무림에서 조금 더 일하거든 도움이 될 수 있을테고. 이따 자기 전에 한번 보아야겠구만.

     주홍빛 꽃도 있고, 자색이나 분홍빛도 있었네. 알록달록한 꽃들을 잔뜩 모아 한명한명 손발을 물들여주는게야. 다 함께 앉아 손에 물을 들인답시고 양 손을 꽁꽁 싸맨채로 줄지어 앉아있는 모습을 상상해보게, 참으로 귀엽고 우습지 아니한가? 꼭 그리 하여주고싶구만.
     이 곳의 모든 것은 꿈같다고, 언제나 생각하네. 처음에는 부질없다 생각하여 즐거운 꿈이라 여겼고, 지금은 어찌 이런 것을 얻었을까 참으로 기쁘어 꿈같다 생각하이. 같은 꿈이라 생각하여도 둘은 분명 다른게지. 그리고 이 자는 지금 이리 생각하는 것이 아주 좋네. 어찌 되었건, 소소와 다른 모든 이들은 꿈 속의 인물이 아닌 존재하는 이들이 아니던가.

     소소가 좋아하는 것을 더 알았구만. 사랑하고, 귀여워하고, 끌어안고, 뽀뽀하는 것 말일세. 매일 만날적마다 하여줄까. 이 자 또한, 그리 다독여주는 것이 좋네. 쓰다듬어주거나 포옹해줄 적마다 소소가 웃는 것이 보기 좋다 생각하고, 소소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 또한 참으로 좋아. 어린 애라기 보다는, 분명 소중히 여기는 것일테지. 그리 생각하면 더 기쁘지 않은가.

     언제고 일기는 소중히 보관하고 있네. 이 자가 좋아하는 노래는 별 다른 것이 없고...... 그저 자장가들 뿐이라. 보고 웃으면 어쩌나 싶지만 해도 가장 좋아하는 것이니 아래에 적겠네.

     소소의 오늘이 부디 언제나의 매일처럼 소소에게 다정하기를.





     자장자장 우리아가 자장자장 잘도 잔다
     금자동아 은자동아 우리 아기 잘도 잔다
     
     금을 주면 너를 사며 은을 주면 너를 사랴
     금도 싫고 은도 싫네 우리 아기 재워 주소

     우리 아기 예쁜 아기 우리 아기 착한 아기
     자장자장 잘자거라 소록소록 잘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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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뚝 서있는 이는 저였다.  도끼를 막아내다 그 충격을 다 흡수하지 못한 제 사매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고. 튀는 피, 퍼지는 붉은 빛깔. 그 모든 것은 시간을 되감듯 천천히, 그리고 빠르게. 몇 마디의 생각이 스치기도 전에 금세 이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돌아와있었다.
     
     아니, 돌아와있지는 아니하였다. 주고받은 말, 손에 남은 감촉, 비무중의 떨림. 수많은 감정들이 휘몰아치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네 답지 않구나, 생쥐야. 정말로 네 답지 않아. 온통 드는 착잡한 감정에 비무 후의 의례인 포권지례도 취하지 아니하고, 그저 도끼를 든 채로 맹꽁이마냥 눈만 꿈뻑이며 생각을 반복했다. 이 자가- 무언가를 실수하였나? 모르겠구만, 비무 도중에 정말 아무 말을 다 하였던 듯 한데. 꿈뻑이는 시선 너머로 누운 이가 있었다. 그렇지, 일단은 인사를 하여야. 어설픈 웃음을 지으려다 생각이 멎었다. 무언가를 더 깊이 생각하기에는, 그 쥐는 어리석었고. 단순하였으며 지쳐있었으므로.

     "사매."

     하여서 그 쥐는, 언제나처럼 종종 작은 걸음으로 제 사매의 곁에 가 쭈그리고 앉았다. 누운 이를 내려다보다, 상대가 무어라 말을 꺼내기전에 제 초라한 손들로 상대의 눈을 폭 가리고는. 언제나처럼 히죽히죽 웃는 소리를 내었다.

     "무어라 말 말고 들어보시게, 사매. 이 자는 그저 다른것은 잘 모르겠으이. 이 자는 욕심을 내겠다 하였어, 그건 이 자가 사매를 생각하는 방식을 달리 한다는 것이지- 사매에게 이 자를 달리 생각해달라 한 의미는 아니었던게고. 물론 사매가 이 자를 어찌 생각하여도 상관없단 이야긴 아닐세. 이 자는 아주 욕심많은 이라. 하날 얻으면 둘을 얻고싶어지는게지.
     이 자는, 사매. 이 자의 가족을 이리 만들었네. 가족이 대체 무엇인가?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이들이 가족이 아닌가? 태어날적부터 사랑받지 못한 이들, 그 이들이 모여 이 자의 가족이 되어주었네. 그네들은 마땅히 사랑받을 이들이나, 그저 그 사랑을 해줄 대상을 늦게 찾은게지. 아니그러한가? 적어도 이 자는 그리 생각해.
     내 사매의 말은 이해하였네. 허니 별다른 말은 더 하지는 아니하겠어. 다만 사매, 이 자는 이제 좀 더 다가가볼까 생각하이. 이 선택이 득일지 실일지는 모르겠으나, 우선 하는 만큼은 해보려 해. 내 앞에 보이는 것은 이리 든든하고 강인한 사매이니, 더 다가가 그 모습이 참인지 보려 하네. 싫다면 언제고 밀어내시게. 내 비록 단단한 바위이나, 사매가 밀어내는 것을 거절할 일 있겠는가. 해도 마음을 주는 일은 관두지 않을게야. 이 자가 바라는 것은 그저 이 자 욕심대로 행동하고싶은 것 뿐이니."

     그러니, 저가 마음을 주는 일은 당신과는 별개의 일일테고. 저는 이보다 더 귀찮게 할거라고. 속살거리는 소리는 퍽 짖궂었다. 말을 마치고 나서야 눈을 가린 손을 치웠다. 평소처럼 당신과 시선을 마주하고. 평소처럼 웃었다. 그 새빨간 눈에는 단 한 점 거짓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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