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참으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였으이, 해서 붓을 놀릴 틈도 없이 쉬고자 엎어져버렸구만. 이 자의 일기가 늦어서 미안하이, 해서 오늘은 어제와 오늘의 일을 쓸 까 하네.

     나찰천과의 비무는 참으로 짜릿하였지. 그리 무시무시한 권격을 상대하는 일은 참으로 등골이 오싹해지는 듯 하였어. 머지않아 또 비무를 청할 생각이네. 이번에는 좀 더 같은 조건, 같은 위치로 올라서. 그 새 이 자도 그만큼 성장한것일테지, 하여 패하더라도 그 도전 자체가 기쁠터이고. 소소도 나찰천과 비무를 해보지 아니하였는가? 언뜻 나찰천을 부르는 것을 본 듯도 한데. 결과가 어찌 되었는지 참으로 궁금하네.

     모른 척 할 리 있겠는가, 이 자와 소소는 친우인것을. 보니 누군가가 함께 하거든 소소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였는데, 어찌 생각하는가? 어느 곳이건 홀로 다니는 일은 스스로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무모함을 겨루는 일임에도 틀림 없으니 말일세. 난신을 상대하다 해를 입었던 이들도 있고. 하니 항상 조심하여야 할게야. 소소는 아픈 것도, 싸움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듯 하니 말일세. 이 곳의 죽음이 현실과는 다른 것이고, 아픔 또한 같지 아니하다 하여도 어쨌거나 아픈 것은 아픈 것이 아니던가.
     할만 한 일인가? 허어, 나쁘지 않구만. 아니, 외려 꽤 좋은 듯도 하네. 이리 무림에서 생활을 하며 일을 병행하는 것도 꽤나 피곤한 일이었는데, 그리 된다면 무림에서 조금 더 일하거든 도움이 될 수 있을테고. 이따 자기 전에 한번 보아야겠구만.

     주홍빛 꽃도 있고, 자색이나 분홍빛도 있었네. 알록달록한 꽃들을 잔뜩 모아 한명한명 손발을 물들여주는게야. 다 함께 앉아 손에 물을 들인답시고 양 손을 꽁꽁 싸맨채로 줄지어 앉아있는 모습을 상상해보게, 참으로 귀엽고 우습지 아니한가? 꼭 그리 하여주고싶구만.
     이 곳의 모든 것은 꿈같다고, 언제나 생각하네. 처음에는 부질없다 생각하여 즐거운 꿈이라 여겼고, 지금은 어찌 이런 것을 얻었을까 참으로 기쁘어 꿈같다 생각하이. 같은 꿈이라 생각하여도 둘은 분명 다른게지. 그리고 이 자는 지금 이리 생각하는 것이 아주 좋네. 어찌 되었건, 소소와 다른 모든 이들은 꿈 속의 인물이 아닌 존재하는 이들이 아니던가.

     소소가 좋아하는 것을 더 알았구만. 사랑하고, 귀여워하고, 끌어안고, 뽀뽀하는 것 말일세. 매일 만날적마다 하여줄까. 이 자 또한, 그리 다독여주는 것이 좋네. 쓰다듬어주거나 포옹해줄 적마다 소소가 웃는 것이 보기 좋다 생각하고, 소소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 또한 참으로 좋아. 어린 애라기 보다는, 분명 소중히 여기는 것일테지. 그리 생각하면 더 기쁘지 않은가.

     언제고 일기는 소중히 보관하고 있네. 이 자가 좋아하는 노래는 별 다른 것이 없고...... 그저 자장가들 뿐이라. 보고 웃으면 어쩌나 싶지만 해도 가장 좋아하는 것이니 아래에 적겠네.

     소소의 오늘이 부디 언제나의 매일처럼 소소에게 다정하기를.





     자장자장 우리아가 자장자장 잘도 잔다
     금자동아 은자동아 우리 아기 잘도 잔다
     
     금을 주면 너를 사며 은을 주면 너를 사랴
     금도 싫고 은도 싫네 우리 아기 재워 주소

     우리 아기 예쁜 아기 우리 아기 착한 아기
     자장자장 잘자거라 소록소록 잘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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