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후회할 일은 남기지 말아요. 아픔은 살아있을때만 느낄 수 있는거니까.



     "이젠 아프지 않아요, 데네브?"

     물음을 건넸다. 당신은 답하지 않았다. 축 늘어진 채 매달려있던 당신은 꽤 평온한 얼굴이었던것도 같다. 아니, 누구보다 고통스러웠던 얼굴이었던것도 같다. 진실은 아프지만 마주해야만 한다고, 언젠가 들은 적 있었지만. 하지만 당신에겐 너무도 괴로웠나보다. 차라리 손목을 긋고 죽는게 나을정도로, 그게 더 나은 길이라고 생각했을정도로. 당신을 태우던 빛이 너무 강렬했나봐요.
    
     별이 떨어지는건 처음 봤어요. 별이 떨어지는 소리도 처음 들었어요. 나는 당신이 괜찮을줄만 알았어요. 우리가 대화하던 그 때, 당신은 정말  평온하게 웃고있었죠. 별빛이 유달리 밝고 강하기에, 아. 어쩌면 기억을 되찾더라도 괜찮지 않을까. 그 빛이 무얼 태우며 나는 거였는지를 깨달았어야 했는데.

     당신은 달이라고 생각했는데. 달은 스스로를 태우지 않고, 그저 주위의 빛을 반사해 고요하게 그 자리를 지키죠. 별도, 달도. 밤하늘 한자락도 허용되지 않는 이 곳에서 당신은 우리의 밤이었어요. 유하고 다정한 사람. 황소자리에요, 무드등을 짚어주던 손. 창문이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그저 괜찮을거라고.

     "괜찮을거라고 생각해서 미안해요."

     그 별이 떨어지고있는줄 어느 누가 알았을까. 그 빛이, 수백수천년전 이미 연소해버린 별의 비명이었다는걸 누가 들었을까. 별똥별을 보고 소원을 빌었어요, 추락하는 별을 보며. 당신이 그저 이 모든걸 언젠가 받아들이고, 다시 웃을 수 있게 된다면. 어제의 당신을 보며 그런 소원을 비는게 아니었는데.


     별이라면 백년은 더 살아야죠. 이곳에서 돌아가서, 동생에게 물어보기로. 우리 약속했잖아요. 탓하는 소리를 내봐도 모두가 떠난 복도는 고요했다. 어둠으로 가득 찬 밤하늘아래서 저혼자 방황했다. 두드려도 소리내지 않는 구름을 걷어내지 못해 비가 내렸다. 비도 구름을 쓸어내지 못했다. 더는 유성우를 보고 소원을 빌지 않기로 했다. 그저, 별의 추락을 애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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