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생각났어요.'
'제 치료를 거절하지 말아주세요.'
'...저를 거절하신거에요.'
그때, 자신의 말에. 당신은 뭐라고 대답했었더라.
오늘은 괜찮을거라고 생각했다. 조사도 나쁘지 않았다. 되려 치료도 받고, 꽤나 즐거운 기분으로. 길찾기는 조금 힘이 들었지만,그럭저럭 만족하고 있었다. 조사에서 돌아왔을때, 이렇게 다들 덜 다쳤던 때가 언제였더라. 어쩌면.. 조금은 기뻤던것 도 같다. 다른 팀 분들이 다쳤을때는, 정말로 걱정했지만. 적어도 치료할 환자가... 이전보다는 적었으니까. 그래서, 괜찮을거라고.
...연주가 울려퍼졌다.
이상한 연주였다. 녹턴은 음악에 홀린 듯 연주를 계속했고, 모두가 고통에 빠졌다. 주위를 둘러보자 모두의 상태가 좋지 못했다. 자신이, 남은 치료 횟수가. 아무것도. 가장 다친 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와중에도 치료를 계속하는 사제들. 당신. 당신은 되려 자신을 치료해주고는, 괜찮다고 자신을 다독여주고. 과치료로 스스로 상처를 입으면서. 그렇게 계속, 다른 사람을 위해서만.
당신은 자신에게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아프다는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자신을 도닥이고. 돌보고. 위로해주고. 당신이 기다려주겠다고 했을때, 문득 어떤 생각이 들었다. 당신이 아프지 않을리가 없는데, 어째서 자신에게는 기대지 않을까? 언제나 괜찮다, 멀쩡하다, 나보다 다른 사람을 치료해라, 그렇다면 당신은?
서로가 서로를 지탱해주는 뿌리라고 했지만, 당신이 자신을 의지하고 있을까. 문득 그런 불안감이 들었다.
새하얀 펜던트의 힘으로 신성력이 조금 돌아왔을때, 또다시 당신은 치료를 하러 갔다. 자신이라도 그렇게 행동했을테지만. 하지만... 조금이라도 체력을 회복하고 가라는 자신의 치료를 또 거절했을 때에.
....어리광이라는 것을 알고있었다. 당신이 말했던 대로, 자신은 여전히 생각이 짧은 아가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거절당한 것은. 마음이 아파서.
칭칭님. 저를, 의지해주세요.
'우리 아가 다 컸네.'
당신은, 자신을... 같은 동료로 인정해주고 있을까?
당신이 치료를 위해 다녀오는동안, 가만히 생각했다. 꽤 슬펐다가, 조금 화가 났다가. 우울해졌다가... 결국에는. 결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새 꽤 나은 당신을 보니 안도감이 들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칭칭님."
자신의 부름에, 당신은 자신을 바라보았다. 처음 보았을때와는 다른, 줄기가 이리저리 밖으로 나와있는 모습이. 이전처럼 멀쩡하지 않다고 그 속을 비추고있는데. 당신은, ......당신에게, 자신은 아직도 길 잃은 멍청이에 지나지 않을까?
"이디스."
"...칭칭님, 저를 앞으로 아기라고 부르지 마세요. 저는... 저는 이디스이고. 칭칭님이 기댈 수 있는 뿌리에요. 그저 제가 기대기만 할뿐인 관계라면, 저는 더이상 칭칭님을 볼 면목이 없어요. ......칭칭님이 기대지 않으신다면, 저도 기대지 않을거에요. 저를... 같은 사제로 생각해주세요."
말을 끝내고, 가만히 당신을 바라보았다. 그저 당신의 대답을 기다렸다. ......당신이, 자신을 무엇으로 생각할 것인가. 그 답을.
(*칭칭님...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얘가 어린애라 정말 미안해요......(머리박음))